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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2024) 줄거리, 감상 포인트, 총평

by preciousrain 2025. 4. 9.

줄거리

 

테니스 코트 위, 얽히고설킨 삼각관계

‘챌린저스’는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세 주인공의 13년에 걸친 관계를 조명합니다. 이야기는 2019년, 뉴욕주 뉴로셸에서 열리는 챌린저급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서 시작돼요. 한때 잘 나가는 테니스 선수였던 **아트 도널드슨(마이크 파이스트 분)**과 이제는 하위 리그를 전전하는 **패트릭 츠바이크(조쉬 오코너 분)**가 코트에서 맞붙습니다.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건 아트의 아내이자 코치인 **타시 덩컨(젠데이아 분)**인데, 그녀의 표정은 단순한 승부에 대한 기대 이상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2006년, 18세의 아트와 패트릭은 절친한 테니스 파트너로, US 오픈 주니어 복식 우승을 차지한 후 타시의 주니어 단식 결승전을 함께 관람합니다. 타시는 당시 모두의 주목을 받는 테니스 신동이었고, 두 소년은 그녀에게 동시에 매혹당하죠. 파티에서 만난 세 사람은 호텔 방에서 어색하지만 강렬한 삼자대면을 하고, 타시는 둘 중 단식 결승에서 이기는 사람에게 자신의 번호를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다음 날, 패트릭이 아트를 꺾고 타시와 연인 관계가 되지만, 이 사건은 세 사람의 관계에 미묘한 균열을 남기죠.

 

시간이 흘러 타시는 대학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던 중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아트의 코치가 됩니다. 둘은 결혼하고, 아트는 타시의 지도 아래 그랜드슬램 챔피언으로 성장하지만, US 오픈 우승만은 이루지 못해요. 최근 연패에 빠진 아트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타시는 그를 챌린저 대회에 출전시키고, 뜻밖에도 그곳에서 패트릭과 재회합니다. 과거 타시의 연인이자 아트의 절친이었던 패트릭은 이제 방황하는 선수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타시와 아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결승전 날, 세 사람의 감정은 코트 안팎에서 폭발합니다. 아트와 패트릭의 경기는 단순한 승부를 넘어 과거의 질투, 사랑, 우정, 그리고 억눌린 욕망이 얽힌 격렬한 대결로 이어져요. 타시는 관중석에서 이 모든 것을 바라보며, 마지막 순간 비명을 지르며 감정을 터뜨립니다. 과연 이 경기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이 삼각관계의 끝은 어디로 향할까요? 영화는 명확한 답 대신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감상 포인트

테니스와 욕망의 절묘한 조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테니스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인간 관계와 욕망의 메타포로 활용했다는 점이에요. 타시가 “테니스는 관계야”라고 말하는 장면처럼, 공을 주고받는 랠리는 세 사람의 감정적 교류를 상징합니다. 특히 결승전의 긴장감 넘치는 경기 장면은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렬하고, 그 안에서 얽힌 감정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줘요. 테니스 팬이 아니더라도 이 독창적인 연출에 빠져들게 될 거예요.

 

젠데이아의 압도적인 존재감

 

타시 역의 젠데이아는 이 영화를 이끄는 중심축이에요. 한때 모두의 스타였던 선수에서 부상으로 꿈을 잃고, 이제는 남편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쏟는 코치로 변신한 타시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에요. 젠데이아는 자신감과 야망, 그리고 숨겨진 취약함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스크린을 장악합니다. 그녀의 눈빛과 몸짓 하나하나가 타시의 욕망을 대변하며,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대단해요.

 

조쉬 오코너와 마이크 파이스트, 대조적인 매력

 

패트릭과 아트를 연기한 조쉬 오코너와 마이크 파이스트는 상반된 매력으로 삼각관계에 입체감을 더합니다. 패트릭은 자유분방하고 충동적인 반항아로, 조쉬 오코너의 투박하면서도 관능적인 연기가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요. 반면 아트는 성실하고 내성적인 챔피언으로, 마이크 파이스트가 조용히 쌓아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두 배우의 케미는 코트 위 대결만큼이나 강렬해서 눈을 뗄 수 없어요.

 

루카 구아다니노의 감각적인 연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유명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번에도 그의 시그니처인 감각적인 연출을 발휘합니다. 땀방울이 떨어지는 클로즈업, 공이 코트를 가르는 역동적인 시점 샷, 그리고 일렉트로니카 사운드트랙이 어우러진 편집은 영화를 한 편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게 해요. 특히 경기 장면에서 공의 시점으로 전환되는 POV 샷은 관객을 코트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며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삼각관계의 미묘한 긴장감

 

이 영화의 삼각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복잡한 감정의 얽힘을 보여줍니다. 타시를 향한 두 남자의 사랑은 물론, 아트와 패트릭 사이의 우정과 경쟁, 그리고 묘한 끌림까지 얽히며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를 탈피해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플래시백은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여주며, 마지막 결승전에서 모든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트렌트 레즈너의 중독적인 사운드트랙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건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만든 일렉트로니카 사운드트랙이에요. 심장 박동처럼 빠르게 몰아치는 비트는 경기의 긴장감과 감정의 격동을 증폭시키며, 관객을 영화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만듭니다. 사운드만으로도 도파민이 샘솟는 느낌이라, OST를 따로 찾아 듣고 싶어질 정도예요.

내용

 

 

총평

 

챌린저스’는 익숙한 스포츠 영화나 로맨스 영화의 틀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에요. 테니스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사랑과 경쟁, 욕망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감정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냅니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연출은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하며, 관객을 131분 내내 놓아주지 않아요. 특히 마지막 결승전 장면은 승패를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 오픈 엔딩으로 끝나며, “타시가 원한 건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젠데이아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의 호연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이들의 삼각관계를 단순한 갈등 이상으로 느끼게 해요. 트렌트 레즈너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맥박처럼 뛰며, 관람 후에도 머릿속을 맴도는 중독성을 줍니다. 다만, 빠른 전개와 플래시백 구조가 처음엔 혼란스러울 수 있고, 결말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모호함마저도 이 영화의 매력으로 다가오는 건, 관객 각자가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게 열어둔 여지 덕분이죠.

 

2024년 4월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9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 ‘챌린저스’.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최우수 오리지널 스코어를 수상한 것도 이 영화의 퀄리티를 증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IMAX로 볼 때의 몰입감이 정말 최고였고, 집에서 다시 봐도 그 감동이 여전했어요. 테니스에 관심 없던 사람도,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이 영화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다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