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첫 번째 키스는 결혼 15년 차 부부인 스즈리 칸나(마츠 타카코)와 스즈리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두 사람은 오랜 권태기로 인해 이혼 직전의 위기를 맞고 있죠. 어느 날, 카케루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칸나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립니다.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일상에 치여 살아가던 칸나는 늦은 밤, 급한 업무 연락을 받고 회사로 향하던 중 이상한 터널을 발견합니다. 그 터널을 지나자마자, 그녀는 놀랍게도 15년 전, 카케루와 처음 만났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15년 전의 카케루는 아직 젊고 풋풋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칸나는 그를 다시 마주하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입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점차 과거의 카케루와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잊고 있었던 사랑의 설렘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간 여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칸나는 단 8시간 동안만 과거에 머물 수 있고, 그 시간이 끝나면 다시 현재로 돌아와야 합니다. 게다가 카케루가 사고로 떠난 날, 그가 이혼 서류를 들고 있었다는 사실이 칸나의 마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칸나는 카케루와의 사랑을 되돌아보고, 그들이 왜 서로를 사랑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멀어지게 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한 가지 질문을 마주합니다. “이건 부부애일까, 아니면 새로운 사랑일까?” 과연 칸나는 이 기묘한 시간 여행을 통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답을 찾아낼까요? 영화는 이 질문에 답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감상 포인트
시간 여행 로맨스의 신선한 매력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로맨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첫 번째 키스는 이를 부부라는 관계에 접목해 색다른 감정을 선사합니다. 이미 결혼한 두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 풋풋했던 시절을 다시 마주하는 설정은 단순한 설렘 이상의 깊이를 줍니다. 특히 제한된 8시간이라는 설정은 긴장감을 더하며, 매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죠. 시간 여행 팬이라면 이 영화의 독특한 전개에 푹 빠질 거예요.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의 케미
주연 배우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의 연기는 이 영화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츠 타카코는 권태기에 지친 중년 여성의 복잡한 감정부터 과거로 돌아가 설레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마츠무라 호쿠토는 젊은 카케루의 풋풋함과 현재의 성숙한 모습 사이를 오가며 매력을 발산하죠. 두 사람의 케미는 마치 실제 부부처럼 자연스러워,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게 됩니다.
사카모토 유지의 감성적인 각본
괴물로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유지는 이번에도 그의 장기인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그는 부부 관계의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첫 키스”라는 제목에 담긴 모순적인 감정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촉촉하게 마음에 스며들며, 관객에게 자신의 연애와 결혼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일상 속 빛나는 순간들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이나 드라마틱한 반전보다는 일상적인 순간에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카페에서의 대화, 함께 걷는 거리, 사소한 농담 같은 장면들이 섬세하게 연출되어 있어요. 이런 순간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줍니다.
감정을 울리는 사운드트랙
첫 번째 키스의 OST는 영화의 감정선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영화 속 주요 장면에서 흐르는 메인 테마곡은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을 동시에 담아내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죠.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아름다워, 영화가 끝난 뒤에도 멜로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보편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메시지
영화는 부부 관계의 권태기, 사랑의 변화, 그리고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이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으로 풀어냅니다. “우리는 왜 사랑했던 순간을 잊어버릴까?”라는 질문은 연애 중이거나 결혼한 관객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소중한 것을 되새기게 합니다.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메시지가 영화의 여운을 오래 남게 하죠.
눈물과 미소가 공존하는 감정선
첫 번째 키스는 웃음과 눈물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영화입니다. 과거로 돌아간 칸나와 카케루의 풋풋한 대화는 미소를 짓게 하고,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가슴 아픈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깊이 끌어들이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온기를 남깁니다.
총평
첫 번째 키스는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빌려, 사랑과 부부애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사랑이 최고야!”라는 뻔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랑이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변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조용히, 하지만 강렬하게 이야기합니다.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은 부부 관계의 디테일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의 연출은 그 디테일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특히 이 영화는 관객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다가갈 거예요. 연애 중인 분들에게는 첫 만남의 설렘을 떠올리게 하고, 결혼한 분들에게는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죠. 싱글인 관객이라면?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거예요. 영화 속 칸나가 과거로 돌아가 카케루를 다시 만나는 모습은 마치 우리 모두에게 묻는 것 같아요. “당신은 사랑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나요?”
흥행 면에서도 첫 번째 키스는 일본에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3월 말 기준 176만 관객, 25.2억 엔의 수익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도 개봉 첫 날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죠.